봉효 2022. 10. 31. 21:45

 이태원의 사고가 일어난 지 이틀 정도 지나갔다.

사망자는 150여명 정도.

 

 안타깝다.

나의 사촌동생의 친구도 사고를 당했다고 소식을 들으니 울컥했다.

20대 중반의 에휴...ㅠㅠㅠ슬프다.

대학 졸업하고 취업된거라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에 문턱을 넘기 위해 노력했고,

대학에서는 취업전선에 뛰어들기위해 열심히 살다가

어찌 보면 처음 사회생활의 설렘과 기대감을 가지고 생활하던 친구였을텐데 너무나 아쉽다.

 

 인터넷이 떠들썩하다.

정부가 지원을 해준다고 하니, 왜 세금으로 지원을 해주냐?

놀다가 사고난 것 아니냐?

정부는 뭐한 것이냐? 무정부 상태냐?

홍대에서 할로윈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국가 애도기간에 도대체 정신머리가 있는 것이냐?

MZ 세대는 버리는 세대다.등등

온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가 나있는 듯하다.

 

 예전 90년대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그때는 X세대인 건가?

뭔가 지금 보면 사람들이 구김도 없고, 근심도 없어 보였다.

고도성장의 끝자락이었기 때문이었나?

분명히 지금보다 '절대적'으로 경제는 못 사는 세대이다.

지금의 세대는 후에 어떻게 평가될지는 모르겠지만 '문화적 풍요'의 세대라고 한다.

아이돌은 쏟아져 나오고, 전 세계 사람들이 극찬하는 BTS와 한 시대를 같이 살고 있다.

웹툰도 볼것들이 넘쳐난다.

드라마, 영화 등도 말할 것이 없다.

 

 이상하다.

분명 90년대보단 풍요롭고, 잘 살아지는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사람들은 '화'가 난 것일까?

 

 이것은 저번에도 말했듯이 '개인'의 자유의 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닌 오히려 좋은 것이다.

사람은 얼굴이 다 다르듯, 선호하는 것도 불호하는 것도 다 다양하다.

짜장면이 좋은 사람 짬뽕이 좋은 사람 탕수육이 좋은 사람 등등.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자유와 집단의 가치관의 충돌이랄까?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개인과 집단 간의 충돌은 확실한 것 갔다.

 

 위의 사례에서도, 개인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핼러윈의 나머지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단체나 집단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나와 상관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대 쪽에서 핼러윈을 국가 애도기간에 즐기는 것을 달갑게 보지 않는 것이다.

나는 양비론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위의 두 사례는 '둘 다 맞다'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사례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커피'를 자주 마시지 않는가? 그 커피가 지구 반대편의 '흙'을 먹으며 따는 어린아이들의 손으로 채취된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

사람이 흙을 먹는다고? 정말이다. 진흙을 물에 굳혀서 쿠키처럼 먹는다.

저런 사람들의 피땀으로 만든 커피를 우리는 단돈 5천 원에 구매해서 먹는다.

저 커피를 내 동생이, 내 자식이 딴다고 하면 우린 그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나와는 '관계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니깐 그런 고민 없이 먹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해결하기 위해 '공정무역 커피'나 '탐앤 탐스'신발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들해진 것 같다.

 

 두 번째 사례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전쟁이 나면 각자도생 할 수 있겠는가?

또한 집단의 힘이 개인보단 압도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본다.

회사라는 것도 개인들의 모임인 집단이고,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기간산업이나, 의료 시스템, 군대 등등 집단의 도움 없이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우린 '힘을 합친 집단'의 힘으로 해결한다.

 

 둘 다 맞다.

지금의 나로서는 둘 다 맞는 것 같다.

나보다 더 머리 좋고, 고민을 많이 한 사람들이 이에 대한 답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지금의 나는 그냥 슬프다.

사람은 이성적이지만, 감정적일 때도 있다.

지금은 그냥 감정적이고 싶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